Sycho (조순영), Od Rhomp - [SOUSSTANK] 리뷰 - 2021: 당신이 몰랐던 숨겨진 음악들

2021. 6. 28. 23:06당신이 모르는 숨겨진 음악들/국내 힙합 리뷰

Sycho, Od Rhomp - SOUSSTANK 앨범아트

 


HASHTAG 크루의 두 래퍼 'Sycho (조순영)'과 'Od Rhomp'의 유닛 프로젝트 앨범 [SOUSSTANK].
Sycho의 묵직한 플로우와 Od Rhomp의 유려하고 Chill한 플로우의 조화와 균형이 돋보이는 앨범이며, 동시에 탱크처럼 타격감 넘치는 트랙으로 가득한 앨범이다. 아우라 혹은 스웨거, 속된 말로 '간지'라고 번역될 수 있는 영어 슬랭 'SAUCE'와 이 앨범의 키워드인 'TANK'의 합성어로 해석할 수 있을 듯한 [SOUSSTANK]는 그 이름값을 해내며 젊은 힙합 본연의 감성을 그대로 담아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군필의 당당한 두 남자가 뽐내는 육군 디지털 무늬 감성과 동시에 학교 급식실에서 식탁을 치면서 즉흥 싸이퍼를 하는 듯한 감성이 느껴진다.

#01. tank freestyle

안산 촌놈새끼 더하기 분당 촌놈 새끼 ho shi 조합 마치 짜파구리 채끝살을 더했지.

자신의 고향이나 동네를 언급하는 것은 힙합의 전통적인 멋이다. 이제 막 커리어의 시작점에서 서있는 두 래퍼가 자신들의 정체성을 당당히 보이는 것은 멋지다. [SOUSSTANK]의 첫 트랙이자, 이 앨범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가장 잘 보여주는 트랙이다. 첫 벌스에서 Od Rhomp의 가사 센스와 chill하고 laid back되어 있는 여유 있는 플로우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면, Sycho가 "SOUSSTANK"하며 등장하는 두번째 벌스부터는 전혀 다른 리듬의 화약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02. 일단

 

존버 끝에 드디어 봄 봐 Track 뽑는 Tractors 올해가 내 농번기.

첫 트랙에서의 탱크에 드디어 시동 걸고 기어를 올려서 달리는 느낌의 트랙. 자신들을 자동차에 비유하며 뱉는 펀치라인이 압권이다. 기리보이의 가사를 오마주하며, 군필만이 쓸 수 있는 라인인 '트럭 뮤직 난 군인 때로 돌아왔네 사단장 앞에 관심병사보다 용감하게'도 인상 깊었다. 하지만 오토튠을 활용한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훅 라인은 약간 진부했다.

#03. No P but B

 

콘크리트 벽 I'm lookin' at it 개의치 않아 얘가 탱크처럼 밀어버린댔지.

피(P)도 섞이지 않은 형제 (Brother). Od Rhomp의 유머스러운 가사를 보고 피식하며 웃기기도 하면서, Sycho의 가사를 보면 뭉클하기도 한 트랙이다. 남자들의 우정을 노래한 곡답게 역시나 개그 코드를 많이 섞었다. 남자들이 우정을 이야기할 땐 왠지 쑥쓰럽기 때문이다. 그런 요소가 정말 '우정'을 실감나게 전달한다. 3번째 트랙에까지 와서 그들이 자신을 탱크에 비유한 이유를 깨닫게 되었다. "콘크리트 벽 I'm lookin' at it 개의치 않아 얘가 탱크처럼 밀어버린댔지."

#04. GHOSTRIDA

target so clear, 바로 돌려 조종간 단발로 정확하게 꽂아 미간에.

1번 트랙에서의 두 래퍼의 Role이 4번에 와서는 뒤바뀌었다. 1번 트랙에서는 Sycho가 등장할 때가 와우 모먼트였다면, 4번 트랙 [GHOSTRIDA]에서는 Od Rhomp가 등장할 때가 하이라이트 모먼트다. Raw함의 정점을 찍는 이 트랙은 잔잔하게 날카로운 킬링 트랙이다. 한국 힙합팬들이 갈증을 느끼던 부분에 물을 뿌리는 듯한 신선한 랩의 매력을 보여주는 트랙.

#05. TANKK!!!

 

넌 깃털 같이 가벼워 우린 한 마디도 묵직 넌 왜 자꾸 보냐 눈치 우린 항상 전방 주시.

한글 가사로 이런 랩을 디자인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탄이 나오는 트랙이다. 랩 스킬과 펀치라인을 과시하듯이 두 래퍼는 서로 주기받기도 이어가기도 하면서 마음껏 비트를 난도질내놓는다. Freestyle형식의 랩 송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을 명백히 보여주는 트랙이다. 다만, 후반부로 가면서 반복되는 루프와 저조한 Variation으로 전반적인 텐션이 루즈해진다는 점이 아쉽다.

#06. 국제선_#remix (Feat. KJ, roocent, Doubdub)

국제선 타고 날아올라 돌아 전세계 국제선 몸체에 내 이름으로 도배해

송민호, 자이언티가 프로듀서,코디네이터로 출연한 대학서바이벌 웹예능 <내전공은힙합>에서 Sycho가 소속된 경희대 래빈 팀의 대표곡 [국제선 (internation flow)]의 확장판 격인 이 트랙은 이 앨범 내의 보너스 트랙 느낌이다. [SOUSSTANK]와의 감성의 연장선을 가져가면서도, 아쉽게도 내용상의 일관성은 찾을 수 없었다. 같은 크루 HASHTAG 및 형제 격의 크루 GRV8TTIC을 샤라웃하면서 그들 개개인의 매력을 보여주는 트랙이다. 전세계 각국의 언어로 구성한 벌스 부분을 녹음하며 그들끼리 웃었을 생각을 하면 나조차도 유쾌해진다. 그런 매력을 가지고 있는 트랙이라고 생각된다.

#07. FAST & FURIOUS (prod. roocent)

Cho, Son 우린 chosen men 물어보겠지 who dat tank?

roocent의 프로듀싱이 빛나면서, 두 래퍼가 서로 주고받는 것에서 이제는 비트까지도 합류하여 셋이서 호흡을 주고받는 게 느껴진 트랙이다. 자동차하면 빠질 수 없는 '분노의 질주'를 레퍼런스하며 자신들만의 포부를 담았다. 비트까지 변주를 주면서 모든 파트가 새롭게 느껴지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지루할 틈이 없었다.


두 래퍼가 왜 뭉쳐서 유닛을 결성했는지 1번부터 7번까지 들으면서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화려한 랩 스킬과 Wordplay가 돋보이는 프로젝트 앨범이자, 요즘 시장에서 보기 어려운 처음부터 끝까지 랩으로 가득찬 앨범이라는 점에서 찬사를 보내고 싶다. 전통적인 힙합의 클리셰에서 벗어나 두 래퍼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 혹은 주제를 담기 시작한다면, 그들은 이 힙합씬을 잡아먹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큐레이터 블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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