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워커 - [너무 아픈 사랑은] 리뷰 - 2021: 당신이 몰랐던 숨겨진 음악들

2021. 7. 22. 00:12당신이 모르는 숨겨진 음악들/국내 힙합 리뷰

스카이워커 - [너무 아픈 사랑은] 앨범 아트워크.

새로운 문법의 힙합 멜로 드라마, 스카이워커 -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을 주제로 한 문학, 영화, 드라마는 흔하다. 그 역사는 단군 신화만큼 길며, 그 범위는 성경만큼 보편적이다. 다시 말해, 그만큼 흔해빠졌다. 하지만 고대에서부터 중세, 르네상스를 거쳐 근세, 근대와 현대까지도 같은 주제가 지속되는 것은 예술가들이 사랑을 다르게 해석하고 그려내고 탐구해왔기 때문이다. 같은 소재라도 개성과 문법에 따라 다른 매력과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스카이워커의 음악은 하나의 메타포 (metaphor)를 중심으로 곡을 전개해나가는 방식을 특징으로 한다. 그의 데뷔 싱글 [3WAYS2LOVE]에서부터 <구회말> <천국과 지옥> <막장드라마> 등, 사랑을 하며 겪는 상황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며 스카이워커만의 문법을 만들어내왔다. 익살스러운 래핑과 펀치라인을 보여준 <삼인행 Freestyle>, 그의 크루 멤버들과 함께 한 캐치하고 웅장한 단체곡 <LVRSZ assemble> 이후에 그가 7트랙의 미니앨범으로 돌아왔다.

 이번 앨범 [너무 아픈 사랑은]을 한마디로 스카이워커의 자전적인 'Emo힙합 멜로 드라마'라고 요약하고 싶다. 스카이워커의 앨범 소개말을 빌리자면, 이 앨범은 '사랑이 끝난 후 너무 아픈 시간을 보낸 이후 나온 스카이워커의 미니앨범'이다.


 

 

1. 지명수배
2. 너가 미워서
3. 도망가려해 (Feat. mermerme)
4. drink up! (Prod. Pac Odd)
5. 다행이야
6. 대일밴드 remix (Feat. 대니딕)
7. 회귀

#1. 지명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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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날 범죄자 취급해 and i don't have anything to say then 스스로 붙일게 지명수배 난 여기 있을게 얼른 체포해 right now right now right now 경찰은 계속 위웅위웅위웅위웅위웅 광화문 거린 위험 위험 위험 위험 위험 우리의 추억 남아 유력 수배지 아마 경찰은 계속 위웅위웅위웅위웅위웅 얼른 체포해 이제부터 너의 소식 듣는 건 범죄야 i can't even know 너의 한시간 조차도 내가 추억이라 여기는 것들은 너에게 증거가 되어 내 옆에 있던 넌 날 범죄자 취급해여 경찰은 위웅 위웅 위웅 둘러싸 날 그 틈에 널 한 번만 볼 수 있다면 내 추억도 다 버릴테니 보여줄래 너의 그 표정 바라지 않아 용서 uh 왜냐면 you deserve it uh 죽도록 날 미워해줘 if it make you feel better uh 너의 노트 속에 번저버린 잉크 그건 눈물 때문이니 나는 범죄자가 맞는 듯 해 아직까지 눈물 짜니 새끼 왜 또 쿨하지 않은 것 보니 난 아냐 rockstar 경찰 쫓아와도 눈물 계속 나도 너는 넌 날 범죄자 취급해 and i don't have anything to say then 스스로 붙일게 지명수배 난 여기 있을게 얼른 체포해 right now right now right now 경찰은 계속 위웅위웅위웅위웅위웅 광화문 거린 위험 위험 위험 위험 위험 우리의 추억 남아 유력 수배지 아마 경찰은 계속 위웅위웅위웅위웅위웅 얼른 체포해 예 얼른 체포해 날 얼른 체포해 날 제발 나 하나만 봤던 널 이렇게 만든게 나야 날 체포해줘 널 볼 수 있다면

 

이제부터 너의 소식 듣는 건 범죄야 I can't even know.
너의 한시간 조차도 내가 추억이라 여기는 것들은 너에게 증거가 되어.

 이 앨범의 서사는 이별의 끝에 범죄자 취급을 당하는 남자가 어딘가로 쫓기며 시작된다. 이별 후에 모든 접근이 금지된 상황을 <지명수배>에 빗대어, 추억은 증거가 되고 이별은 체포가 되는 상황이 너무나 절묘하다. 더 나은 비유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절묘한 은유에 무릎을 탁 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더해 목소리만으로 시작해 기타 리프가 더해지는 인트로가 꼭 화제의 드라마 1화 오프닝 같다. 베이스, 킥, 스네어, 코러스가 차츰 더해지면서 점점 듣는이로 하여금 이 드라마에 빠져들게 만드는. 굉장히 좋은 스타트였다. 

 

#2. 너가 미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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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사랑 찾아 떠난 너가 미워서 어젯밤 혼자 맥주 4캔 정도 비웠어 잊어버린 걸까 새로운 사람이 나를 밀어내어 버린 걸까 아니면 또 딴 사람으로 날 지워내고 싶어 하는 걸까 Like always do 넌 못견디나봐 외로움 그건 아마두 사랑 아냐 필요할뿐 아직 못잊었냔 말 얼버무려 아니 그게 음음음음음 마지막 연락 잘 지내라는 말 아니잖아 끝끝끝끝끝 새로운 사랑 찾아 떠난 너가 미워서 어젯밤 혼자 맥주 4캔 정도 비웠어 솔직히 난 you 다시 말해 I want you 아직까지 I can’t stop loving you 니 옆에 그 남자 잘해주는 것 같더라 봤어 딴 계정으로 니 옆에 그 놈의 간 쓸개 다 받았니 저번처럼 이번에도 나는 더는 못해 포기 했었지 그 막걸리 집에 lookin around 지금 주위를 둘러봐 너도 나만큼 초라한 꼴이 잖아 이거봐 시즌 2의 주인공 음 또 나네 좀더 나는 사랑했다 생각 했는데 이거참 똑같네 잘해보려 했는데 나 그만 할래 근데도 why always 네 생각 나는데 새로운 사랑 찾아 떠난 너가 미워서 어젯밤 혼자 맥주 4캔 정도 비웠어 솔직히 난 you 다시 말해 I want you 아직까지 I can’t stop loving you I can’t stop loving you I can’t stop loving you I can’t stop loving you I can’t stop loving you I can’t stop loving you

잊어버린 걸까 새로운 사람이 나를 밀어내어 버린 걸까.
아니면 또 딴 사람으로 날 지워내고 싶어 하는 걸까.

 강렬한 오프닝 이후, 이별의 상황에서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주인공의 아련한 사연을 설명하는 회상씬같은 트랙이다. 빈티지한 질감의 인트로 이후, 락 기반의 트랩 리듬에 꽤나 케이팝스러운 멜로디로 진행되는 흐름이 나쁘지 않다. 꼭 위너 (Winner)를 연상케 하는, 내용은 슬픈데 곡은 신나서 따라부를 수 밖에 없는 그런 테마곡같다. 각 파트가 모두 각양각색이라 지루할 틈이 없다. 이별 후 몰래 전애인을 SNS으로 훔쳐보는 찌질함의 극치에 달하는 사실적으로 담아낸 가사를 들으면서 혼자 낄낄대며 공감할 수 밖에 없는 노래다. 

 

#3. 도망가려해 (Feat. mermer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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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관련 없는 곳으로 나 도망가려해 눈에 보이는거 전부 다 버려야해 너의 향기가 몸에 베어 버린 것 같애 다 지워줘 다 지워줘 눈에 보이는거 전부다 치우는거 어려운거 맞지 하지만 나를 몰아붙여 웃을때 한쪽 눈이 감겨 지는 너의 모습 다신 볼 수 없는 건가 한마디도 섞고 싶어 하지 않는 모습이 날 죽여 그날의 향기는 달았고 색깔은 까맣고도 흐려 갈 수 없어 너의 근처 행동해 안 아픈 척 인스타그램도 볼 수 없어 도망가야 하거든 너로 부터 i just wonder why you lookin so dark 그냥 짐 챙겨서 떠나자 나와 당신과 관련 없는 곳으로 나 도망가려해 눈에 보이는거 전부 다 버려야해 너의 향기가 몸에 베어 버린 것 같애 다 지워줘 다 지워줘 oh girl, 이 밤에 취해 널 탐한 기억에 날 다시 망가져 가게, fuck 날 맞이했던 너의 표정 안에 어색하지 않은 눈물이 보여도 매일 똑같은 말의 반복 겨우 생각해 이게 저주일까 내 목을 스쳐가는 물음의 과녘 난 피한적 없고 잠을 덧칠하지 이미 난 도망갔었지 뭐 그 기억이 너와 함께였는지도 이젠 의미 없는걸지도 나에게 남을리 없는 빛 빛 생각은 까매 위험한 마음을 따라 잔에 sip 그래도 따라가겠지 남아있는 너의 흔적 위로 아직 난 너가 아른거리지만 밤이 날 지나갈 수 있을까 나 아직 널 기다려 과업이지뭐 Yeah yeah 나 도망가려해 너가 보이지 않는 곳 나 도망가려해 너가 보이지 않는 곳 차가운 표정조차 볼 수 없는 곳으로 그곳으로 당신과 관련 없는 곳으로 나 도망가려해 눈에 보이는거 전부다 버려야만해 너의 향기가 몸에 베어 버린 것 같애 다 지워줘 다 지워줘 다 지워줘

당신과 관련 없는 곳으로 나 도망가려해.
눈에 보이는거 전부 다 버려야해 너의 향기가 몸에 베어 버린 것 같애.

 이별 직후 바뀌는 둘의 표정처럼 기타의 톤도 이전 트랙에 비해 무겁고 비장하게 바뀌며 시작한다. 방을 둘러보는 남자의 사방이 그녀의 흔적뿐이라 눈에 보이는 걸 전부 버려야만 해서, 방을 벗어나 어디로든 떠나려는 상황이 그려진다. 스카이워커의 간결한 대화체 가사와 mermerme의 복잡한 산문체 가사가 오묘하게 잘 어울린다. 서로가 다른 방식으로 같은 상을 그리는 모습이 제법 잘 어울린다. Pac Odd의 편곡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파트가 적절하게 맞아떨어지는 것도 주목할만한 포인트다. 전작들에 비해 큰 사운드의 발전을 가져온 것을 느낄 수 있다. 

 

#4. drink up! (Prod. Pac O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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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흐릿해져가 너와의 기억들이 난 작별할 시간 이제 왔나 봐 이제는 널 보낼 수 있나봐 drink up 알콜로 단기기억 지워 liquor 한병 마지막으로 시켜 미쳐가나봐 여기 너가 보여 이젠 흐릿해진 줄 알았었는데 그니까 drink up 알콜로 단기기억 지워 liquor 한병 마지막으로 시켜 미쳐가나봐 여기 너가 보여 이젠 흐릿해진 줄 알았었는데 난 흐릿한 기억을 액자에 담아 그때 그때 향기를 담아 전시회를 열어 생생한 기억을 보기에는 너무 아퍼 상처가 아물때까지는 불합격 너를 위한 공간 만들었지 all night 다 잊었어 처음 손을 잡았었던 소파 니 곁에 다른 오빠 상상하면 약간 빡돌지만 all right 팔짱을 끼고 바라봐 아직은 때가 아닌가 많은 생각이나는 밤 점점 흐릿해져가 너와의 기억들이 난 작별할 시간 이제 왔나 봐 이제는 널 보낼 수 있나봐 drink up 알콜로 단기기억 지워 liquor 한병 마지막으로 시켜 미쳐가나봐 여기 너가 보여 이젠 흐릿해진 줄 알았었는데

난 흐릿한 기억을 액자에 담아 그때 그때 향기를 담아 전시회를 열어.
생생한 기억을 보기에는 너무 아퍼.

 보컬 찹을 이용한 후렴구는 청량하고 시원한 여름 밤을 연상케 한다. 스카이워커식의 구성이 돋보이는 트랙이다. 캐치한 프리훅과 후렴, 그리고 완급조절에 능한 브릿지가 모여서 하나의 콘서트를 만든다. 술기운으로 피어오르는 옛 추억들이 스멀스멀 추상화처럼 벽에 걸려서 생생한 기억으로 돌아오는 장면을 연상케하는 감각적인 가사도 인상깊다.

다만 트랙이 너무 함축적이어서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물리적인 러닝타임은 짧은데 그 사이에 많은 것을 끼워 넣어서 옆구리가 터진 김밥처럼 되었다.

 

#5.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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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다행이야 다행 다행 다행 다행 Yeah 너무나 다행이야 다행 다행 다행 다행 천만원 넘는 돈도 흔한 그 면허도 없었지만 걱정은 주머니 속에 넣어둬 간만에 간 그곳 변한게 많이 없어 심지어 너의 향기도 보여 damn son 그곳에 가면 화가 날까 과연 너와의 추억속에 잊혀진 한 장면 like a photo,film카메라로 찍었던 마지막 스팟 서있어 나 홀로 나도 모르게 입가엔 미소 나쁜 기억은 아닌가봐 최소 But 알록달록 한 나무위에 앉아있던 나비는 fly away 알록달록 한 나무위에 앉아있던 나비는 fly away 알록달록 한 나무위에 앉아있던 나비는 fly away 너무나 다행이야 다행 다행 다행 다행 나쁜 기억은 아니라서 Yeah 너무나 다행이야 다행 다행 다행 다행 나쁜 기억은 아니라서 너무나 다행이야 다행 다행 다행 다행 나쁜 기억은 아니라서 Yeah 너무나 다행이야 다행 다행 다행 다행 빛이 나는 너는 앉았었지 나의 가지에 너는 찔려 아파했어 수많은 나의 가시에 땍땍 like a badass 못해 패배 등 돌린 후 떠났지 제주에 Too far from island of south You don’t even know 내 그리운 마음 Girl where you wanna go girl where you wanna go 넌 다음 도착지에 착지했네 알록달록 한 나무위에 앉아있던 나비는 fly away 알록달록 한 나무위에 앉아있던 나비는 fly away 너무나 다행이야 다행 다행 다행 다행 나쁜 기억은 아니라서 Yeah 너무나 다행이야 다행 다행 다행 다행 나쁜 기억은 아니라서 너무나 다행이야 다행 다행 다행 다행 나쁜 기억은 아니라서 Yeah 너무나 다행이야 다행 다행 다행이야 다행

빛이 나는 너는 앉았었지 나의 가지에. 너는 찔려 아파했어 수많은 나의 가시에.
땍땍 like a badass 못해 패배. 등 돌린 후 떠났지 제주에.

 전체적인 분위기가 무르익어 앞선 곡들과는 다른 컬러의 회상씬이다. 이런 저런 맘 속의 사투를 벌이고 체념하는 남자의 심정을 담았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안정적이고 기존 한국 힙합의 구성을 따르는 듯하다. 여러 톤으로 여러 정서를 노래하는 스카이워커의 모습이 두드러지는 트랙이다. 가사의 행간에 숨겨진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트랙이기도 하다. 가사가 굉장히 이쁘면서도 날카롭다. 날카로운 끝에 찔리면 핏방울 대신 눈물이 흐를 것 같은 감각적인 가사가 도드라진다. 스카이워커의 벌스를 따라가다보면 겪어본 적 없는 경험이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린다.

 

#6. 대일밴드 remix (Feat. 대니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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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나는 너를 묻어 한쪽 side에 한쪽 side에 구멍 뚫린 맘엔 네가 새어 나와 대일밴드로 막아내려 해 넌 틈 사이로 튀어나와 왜 몇 겹 더 덧붙여 덧붙여 덧붙여 덧붙여 한 톨도 안새게 덧붙여 구멍이 나 피가 흐르는 마음에 뭐라도 덮어줘 좀 나았으면 해 빛이 나는 널 품는 사이에 넌 내게 들어와 흔적만 가득 남겼네 아침 해는 내 상처의 깊이를 가늠케 해 차라리 나를 놓아 밑바닥에 다시 해가 지듯 또 뻔하게 구멍은 메워지는 듯했는데 아침 해는 다시 뜨고 나는 그걸 모른 척했네 너를 다시 품을 수 있을까 또 내게 되뇌이네 어떻게 사랑이 변해 이영애 더는 말하지마 미안해 그냥 이왕에 상처에 물 붓고 꺼줘도 돼 널 잊고난 후 어떤 사람 만나도 내 모든 사진의 구도는 너가 내게 줬던 preset 널 잊고 난 후 어떤 사람 만나도 내 모든 사진의 구도는 너가 내게 줬던 preset 빛이 나는 너를 묻어 한쪽 side에 한쪽 side에 구멍 뚫린 맘엔 네가 새어나와 대일밴드로 막아내려 해 넌 틈사이로 튀어나와 왜 몇 겹 더 덧붙여 덧붙여 덧붙여 덧붙여 한 톨도 안새게 덧붙여 아직 준비는 미비 된 상태서 why'd you leave me 상처는 배로 깊이 파고든뒤 끊어 심지 타고 있는 불을 삼켜 너는 왜 허나 너의 미몬 더 빛이 나 잠든 후에 i can't see you fall in love i can't see you show him love i can't see you fuckin' drink and dance in the club 할 수 없어 show me luv 갈 수 없어 데리러 유리처럼 break apart and you run away 따라버려 moet 알콜에 소독해 알콜은 so 독해 머리만 아프다 깨고 있어 차라리 go away 다시는 못 보게 허나 너의 기억은 선명해 더 잠든후에 널 잊고난 후 어떤 사람 만나도 내 모든 사진의 구도는 너가 내게 줬던 preset 널 잊고난 후 어떤 사람 만나도 내 모든 사진의 구도는 너가 내게 줬던 preset 빛이 나는 너를 묻어 한쪽 side에 한쪽 side에 구멍 뚫린 맘엔 네가 새어나와 대일밴드로 막아내려 해 넌 틈사이로 튀어나와 왜 몇 겹 더 덧붙여 덧붙여 덧붙여 덧붙여 한 톨도 안새게 덧붙여

상처는 배로 깊이 파고든 뒤 끊어 심지.
타고 있는 불을 삼켜 너는 왜. 허나 너의 미몬 더 빛이 나 잠든 후에.

 선공개한 싱글 [DAEIL BAND]의 확장판이다. 이전 리뷰에서 평가했던 바와 같이, 이 트랙뿐만 아니라 앨범 전체가 스카이워커만의 문법과 필체로 가득했다. 대니딕의 피쳐링으로 벌스2가 채워지고 이내 기승전결의 빈 부분이 채워졌다. 싱글 트랙이 아닌 6번 트랙으로서 듣는 느낌이 아예 다르다. 이전엔 아침 풍경이 그려졌다면, 이제는 노을이 지고 있는 저녁이 그려진다. 체념 뒤에 눈에 보이는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려고 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7.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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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것 같아 어떤 향기도 나지 않아 내 앞에 떨어진 꽃 잎 하나 하늘로 꽃 빛은 하늘로 바람 찢겨 꽃 잎은 흙으로 돌고 돌아 처음으로 왔지 아픈 기억은 저기 두고 왔지 looking for something 새로운 출발점으로 since I 98 상처가 있었지만 새살로 덮여 티도 안 나 october 29 상처가 났었지만 아물 것 같지 않아 주저 앉았었지 나 추억은 바람에 찢겨서 흐릿해졌고 향기는 여기저기 퍼져 보이지 않어 주저앉은 나를 일으켜줄 어린 날의 나는 그때처럼 나를 안아봐줬어 빛을 뿜었던 우리 사랑 눈부심만 뒤에 남겨놔 나는 출발선에 다시 가네 또 tonight going home 불완전 내 몸과 다시 길을 잃지 않을 거야 난 다시 다시 돌아온 것 같아 어떤 향기도 나지 않아 내 앞에 떨어진 꽃 잎 하나 하늘로 꽃 빛은 하늘로 바람 찢겨 꽃 잎은 흙으로 돌고 돌아 처음으로 왔지 아픈기억은 저기 두고 왔지 looking for something 새로운 출발점으로

다시 돌아온 것 같아. 어떤 향기도 나지 않아 내 앞에 떨어진 꽃 잎 하나.

 우리의 모습에서 다시 나의 모습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사랑은 각자의 두 개체가 서로를 만나 하나가 된 듯 했다가 다시 떨어져 좀 더 작은 하나로 남는 것을 암시하는 것 같다. 주인공의 시점이 미련 남은 뒷모습에서 스스로의 주도권을 잡은 앞모습으로 전환되었다. 그리고나서 그는 생각하는 것 같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일까 아닐까"에 대해서. 

 가사가 지니고 있는 심상이 한껏 곡 전체를 파도처럼 휩쓴다. 그래서 다른 요소들은 돌아볼 틈이 없었다. 처음에는 앨범아트를 보고 의아했었지만, 7번 트랙까지 오고나서야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앨범 아트워크 속 모습은 7번 트랙의 모습이었다. 이야기 속 모든 것들을 겪고 돌아와 엔딩 장면에서 자전적인 스토리텔링을 끝마치는 느낌이 그려진다. 


스카이워커 프로필 이미지.

 첫 싱글앨범 [3WAYS2LOVE]이 나온지 1년이 조금 넘은 지금 스카이워커가 발표한 [너무 아픈 사랑은]은 사운드적으로 더 깔끔했고, 의도에 걸맞는 구성을 잘 써내려가며 스카이워커만의 문법과 필체를 보여주었다. 다만, 기성 음악과의 차이점 혹은 [너무 아픈 사랑은]의 트랙들만이 가진 유일무이한 매력을 꼽으라고 한다면 오랜 시간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지금 한국 힙합 씬은 이미 같은 장르와 주제들로 비슷한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들이 널려있는 레드오션이다. 또한, 트랙 간의 일관성이 없는 믹스 마스터링과 총력이 3개로 분산된 듯한 세 뮤직비디오 각각의 허전함이 아쉬웠다. 

 하나의 서사성을 갖는 작품으로서는 처음 단추를 꿰는 스카이워커의 미니앨범 [너무 아픈 사랑은]은 한 편의 멜로 드라마다. 여러가지 경험담을 나누고 결국엔 앨범 제목처럼 듣는 이에게 질문을 던진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인가?" 

준수한 예술은 정답을 말하며 마침표를 찍고, 좋은 예술은 질문을 던진다. 그런 의미에서 스카이워커의 앨범 [너무 아픈 사랑은]은 좋은 시작이자 좋은 예술이었다. 

 

[큐레이터 로이체✍🏻]